
감독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6년 동안 시나리오를 썼으며, 양자이론 초끈이론과 같은 과학적 지식들의 적극적인 사용으로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어떤 리뷰어가 그런 과학적 지식 없이는 백날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꼭 이 영화를 완전히 이해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번 봐서도 간단히 어떤 내용인지 파악은 가능하니까 말이다.

1.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정신없는 시간의 흐름 -
2. 초현실적인 화면 구성
3. 이성적 상식으로는 잡을 수 없는 갈피
'미스터 노바디'가 다른 영화들과 '완전히'다른 이유는 이 3가지가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보통 영화는 '한정된 시간대와 장소'에서 '현실적으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시청자를 '자신이 전하려는 의미를 생각하게끔' 한다. 근데 이 영화는 그러한 기존의 영화와는 너무 달랐다. 이 영화를 볼 때에는 마음 단단히 먹고 봐야할 것이다. 심심풀이로 봤다간 중간에 멈추고 얼굴 찌푸리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
-영화가 아니야. 그저 영상적 유희일 뿐-


영화는 시간과 공간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면서 모든 것은 존재한다고 정의내릴 수 없다는, 다분히 원론적이고 철학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제목을 보면 안다. 미스터 노바디. 우리는 이름을 붙일 수 없다. 왜냐하면 '존재하지 않으니까' 3차원의 존재인 이상, 9차원까지 있는 우주와 같은 광활한 공간 속에서는 존재를 논할 수 있겠냐는 철학적 의심이 바탕에 깔려있다.

솔직한 느낌을 말하고 싶다. 영화를 보고나서 불쾌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재미가 없었다. 수시각각으로 변하는 장면과 계속 바뀌는 분위기 때문에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었다. 어떤 중요한 포인트나 암시마저 불분명하게 표현돼서 영화 속으로 녹아들어갈 수 없었던 것이다. 보통 보는 사람들은 평범하고 상식적으로 보이는 영화의 스토리에 빠져들면서 그 영화가 가지고 있는 매력에 빠져들기 마련이다.


감독이 어떤 심오한 주제를 펼치고자 한 것을 인정한다. 그렇지만 심오한 주제를 풀어나가는데 괜히 어렵게(그것도 심하게) 갈 필요는 없지 않은가? 문제는 감독은 주제를 '풀어가기'보다는 주제를 '증명하는' 것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많은 예술가들이 옛날부터 '존재'를 다룬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왔다. 그 작품들의 특징은 '존재'에 대한 예술가들 나름의 생각을 전개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결론은 다양했다. 고대 그리스 작가는 현세계의 존재를 부정하고 이데아를 존중했으며 어떤 현대 프랑스 작가는 '실존'을 외쳤다. 플라톤의 언어와 사르트르의 '구토'가 고전이 된 이유가 따로 있는게 아니다. 그들의 작품에 의미를 부여하는 독자들의 의견도 제각기 나름이었을 만큼 그들의 파급력 또한 컸다. 그런 많은 얘깃거리와 영감을 준 작품들이 우리가 말하는 '예술'이 됬던 것이 아닌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미스터 노바디'는 미국의 시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연상시킨다. 기찻길에 서서 두가지 선택 사이에서 갈등하는 마지막 엔딩도 그렇고 시간의 흐름에 대해 질문한 것도 비슷하다. 다만 프로스트의 시대적 예술이 주는 감동에 비한다면 이건 그냥 실험에 불과할 뿐이다. 영화가 수학공식처럼 하나의 답을 향해 쫓아가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이글루스 가든 - 내맘대로 영화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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